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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공동계정   /   작성일 : 19-05-12 20:47   /   조회 : 16,098

본문

인자무적(仁者無敵)

임 현 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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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러분과 함께 인자무적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인자무적은 맹자의 한 구절에 나오는 말씀으로 어진 사람은 적이 없다는 뜻을 지니는 사자성어입니다. 어질 인()은 사람 인() 변에 두 이()자가 들어 있습니다. 한자 형성의 의미로는 두 이자로 상징되는 하늘과 땅을 옆에 있는 사람이 품어 감싸고 있는 것으로 어질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이 서서 하늘과 땅의 온 생명들을 감싸고 품는 것이므로 인은 곧 어질다, 자애롭다, 만물을 낳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보면 이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을 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맹자는 인야자인야 합이언지도야(仁也者人也 合而言之道也)라고 하였습니다. 사랑 즉 인은 곧 사람이다. 사람과 사랑 즉 인이 합쳐지면 그것이 바로 . 라는 뜻입니다. 세상의 현실적인 사람들은 맹자의 이와 같은 논리를 매우 이상적이며 비현실적이라고 해왔습니다. 인자한 사람으로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고 형벌을 줄이며 세금을 적게 거두고 백성들이 경제활동을 잘 할 수 있게 하고 훌륭한 덕목을 쉴 때 가르치며 부모·형제·웃어른을 잘 섬기게 하면 군사력으로 경제력으로 덕이 없는 정치를 하는 어떤 제국과의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견해를 펼쳤기 때문입니다. 사실 역사 속에서 맹자의 조언을 구했던 양혜왕은 맹자의 말씀을 따를 수 있는 인물이 되지 못했습니다. 양혜왕의 위나라는 결국 진나라에 정벌을 당하고 역사 속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니 이후 어떤 사람들도 공생공영공의의 세계 더불어 잘 살고 위해 사는 정신과 덕목이 살아 있는 세계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한편으로 역사상에 인자(人子)로 불렸던 분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성서 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스스로 인자라는 칭호를 40여회 이상 사용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자로서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2:10)이며, 안식일의 주인(2:28)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기독교적으로 예수는 인자로서 세상의 죄를 지고 대신 십자가에 달려 고난 받고 죽으신 메시아로 이해됩니다. 예수야말로 맹자의 인()의 덕목을 실천한 어진 사람일지 모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7번뿐 아니라 70번씩 7번이라도 너그러이 용서할 지니라”(마태 18:22)고 말하며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라 가르쳤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사랑의 모델이 되셨습니다. 맹자의 백성을 돌보는 인자의 덕처럼 예수 그리스도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22:39)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습니다. 인자무적이라 하였는데, 예수님은 사랑을 실천하셨는데 되레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아야 했습니다. 심지어 유대인의 왕이라는 이름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이 실천하신 이상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을 살아가는 기성화된 종교인, 권력자, 세속화된 시민에게 고통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기적으로 살고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타락인간의 생리인데, 그런 삶의 타락성을 분립하고 변화되라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유대민족과 로마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송두리째 자신의 삶을 바꿔 상대를 사랑하라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베드로, 요한, 야고보와 같은 사랑하는 세 제자도 따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인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어질 인, 즉 사랑을 실천하는데 모범이 되신 인물이셨지만, 가정을 이루고 이상세계를 현실에서 실현하며 살 수 없었고 십자가에 달려 영계로 가셔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선학유피대학원대학교, 가족 여러분! 맹자나 예수 그리스도나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그들이 병으로부터 치유받고 고통으로부터 해방받고 더불어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계를 꿈꾸셨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참부모님도 말씀하십니다. 통일교회 이념은 대한민국보다도 세계를 위해서, 지금 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위하여 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남을 위해서 사는 범위가 크면 거기에는 가정도, 종족도, 민족도, 국가도, 세계도, 천주도, 하나님도 들어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참부모님의 위하여 살라는 가르침도 세상에서 사랑 받고 존경 받는 길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시밭길 같은 길입니다. 자신의 이익과 욕망에 집중하며 남과 무한경쟁해서라도 이기겠다고 결심하는 자로부터 적대 받고 정죄 받고 고통 받는 길일 수 있습니다.

 

맹자나 예수나 성인들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의 어려움을 살피면 아랫사람은 그 아랫사람의 어려움을 살필 것이고, 그 아랫사람은 또 그 아랫사람의 어려움을 살피게 된다고 합니다. 참부모님도 위하여 살면 공생공영공의의 세계, 평화이상세계, 천일국이 온다고 하십니다. 서로를 진정으로 위할 수 있는 천국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길은 생명의 길, 평화의 길입니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고 적대적인 사람까지도 품을 수 있는 사랑의 길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21절에서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고 말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이 세상 속에서 맺는 종족과 민족과 국가와 세계의 관계에서 우리는 고통 받고 패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 달려 죽어서도 안 되고, 맹자처럼 이상을 실천하는 이상국가를 현실에서 세우는 것을 멈추어서도 안 됩니다. 참부모님 말씀처럼 하나님이 주신 위하여 살라는 법도를 실천해서 나와 너 이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인자로서 무적인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가 인자고, 영웅이 될 때, 세상의 타락성과 죄 아래 허덕이는 우리를 적대하는 자들도 결국 우리 편에 서게 될 것이고 진정으로 인자무적이 실현되는 세계가 올 것입니다. 오늘 우리 함께 인자가 무적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바라며 말씀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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