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론의 관점에서 정책거버넌스 현상 읽기(2)(정시구 교수)
본문
2) (학생)운동의 쇠퇴와 ‘청년’ 담론의 부상
사회운동의 한 분파로서 운동의 편제 방식을 두고 ‘청년운동’은 ‘학생운동’과 경쟁하는 관계. 문용식(1994)에 따르면 민족해방론(NL)은 노동자, 농민과 함께 ‘청년학생’을 변혁운동의 주력군 중 하나로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당시의 청년운동은 독자적인 운동범주로 발전하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움
1990년대 학생운동이 쇠퇴한 운동 외부의 원인을 정치적 기회구조론을 통해 분석한 민철기(2003)는 문민정부 등장 이후 학생운동이 변해야 한다는 담론(이데올로기)의 유포, 정부에 의한 학생운동의 거센 탄압, 대학의 시장논리화로 인한 자원동원력 악화, IMF 이후의 대학생 취업난, 학생운동에 대한 대중적 지지의 상실 등으로 인해 학생운동이 쇠퇴 국면에 들어섰다고 논의
3) 자원동원 통로로서의 정부 제도
청년당사자운동은 앞서 논의하였듯 이전의 사회운동들과 일정한 차별점. 민주화운동, 환경운동, 노동운동 등과 같이 영역별 의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사회운동의 방식과 달리 청년운동은 청년세대가 당면한 고용, 노동, 주거, 부채, 문화 등의 다양한 문제영역을 세대성의 하위 범주로 포괄. 세대라는 사회적 범주의 공통성을 중심에 내세우는 것은 자원동원 측면에서 청년당사자운동의 약한 고리로 작용
대표적인 청년당사자운동조직인 청년유니온의 경우, 창립 8년차인 2017년 현재 전국 조합원이 1,368명, 후원회원이 671명으로 총 2,039명의 회원을 확보. 이러한 숫자가 무의미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청년유니온이 대표하고자 하는 만15세에서 만39세까지의 인구가 약 1,680만 명(2016년 기준)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운동조직 차원에서 청년당사자들을 운동 참여자로 조직하여 운동의 물질적 기반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주는 수치
청년당사자운동 활동가들은 실제로 지방정부 재원으로 운영되는 거버넌스 활동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청년들에게 다른 활동이나 청년조직 가입을 권유하기도 하며, 이는 청년당사자운동 조직에서 회원을 늘리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청년활동가들은 제도의 경계에 위치해 있으면서, 청년당사자운동이 발아되도록 거버넌스 참여자들에게 내적인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등 미시동원(micro-mobilization)의 맥락을 만들어가는 역할
4) 사회운동으로서의 청년거버넌스
사회운동 영역에서 ‘청년 문제’를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청년들이 형성되게 된 맥락을 보여주는 것. 장기화된 학생운동의 위기에서 ‘청년’ 담론을 통해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사회문제 및 분배 이슈에 대한 세대적 프레이밍, 중앙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닫혀 있는 상황에서 등장한 지방정부라는 새로운 기회는 청년조직들이 청년정책거버넌스를 주요한 운동의 무대로 설정
청년거버넌스라는 제도 자체가 행정의 일방적인 기획이 아니라 청년활동가들이 하나의 운동 전략으로서 적극적으로 요구하여 얻어낸 성취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은 이후의 청년거버넌스 전개과정에 있어서도 청년활동가들이 이 제도의 추가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적인 역능을 지니고 있음을 가리킨다.
이들은 청년정책 심의기구에서 위원으로 활동하거나 지방정부의 청년정책에 대한 자문과 요구를 통해 청년정책은 물론 청년당사자들의 의사가 더 잘 반영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참여기구를 운영하거나 참여자로 합류하여 동료 청년들을 청년당사자운동 영역으로 유도
4. 스스로 운동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청년활동가들
청년거버넌스운동에서, 현재의 정치적 기회구조가 갖는 여러 차원들은 ‘양날의 검’과 같이 청년당사자운동이 극복하여야 할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첫째로, ‘청년’이라는 기표가 갖는 모호한 성격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 둘째로, 지방정부의 청년거버넌스에 대한 투자가 마련한 경제적 기회구조를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만 거기에 완전히 의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 지방정부 예산에서 나오는 수당이 활동가의 생계비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는, 청년당사자운동이 청년거버넌스 과정에서 행정과 대등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는 데 곤란함이 발생. 청년거버넌스를 운동으로 호명하고, 이 운동의 성공을 위한 조건들에 관해 세밀히 분석하는 논의와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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