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NGO선교: 신거버넌스의 특징과 한계(정시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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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거버넌스의 특징과 한계
거버넌스를 사회 체제의 ‘조정(coordination)’과 관련한 것으로 파악하는 피에르(Pierre)는 다양한 거버넌스 유형 가운데 네트워크식 거버넌스를 신거버넌스(new governance)라고 부른다.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좁은 의미의 거버넌스는 정부가 사회문제를 권위적인 명령과 통제 등을 통해 직접 해결하는 것보다 다양한 사회구성원 간의 상호의존적이고 자율적인 네트워크와 파트너십을 통호 상호 협력으로 공통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신거버넌스로 불리는 이러한 거버넌스의 특징적 요소로 스토크(Stoker)는 정부 이외의 민간 부문 행위자의 참여 확대,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간의 경계 완화, 집합적 행동과 관련한 상호의존적 관계, 자율적인 수평적 네트워크, 정부의 공권력이나 명령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 해결 능력 등 5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명석도 협의의 거버넌스에 대하여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특수한 형태의 사회적 조정 방법’으로 정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공가치 창출과 거리가 멀었던 민간 부문까지 사회 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이의 해결에 적극 참여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더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모두가 고민하고, 함께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조응하기 위해 정부는 공공가치 창출 과정에 모든 사회 주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의 규모 논쟁에서 벗어나, 정부의 질이나 역량을 확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발전 시대에 요구되는 정부상(像)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신거버넌스 이론은 정부와 시장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네트워크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와해 가능성, 거버넌스의 실패, 그리고 규범적 전제 등의 한계 등으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도 신거버넌스 이론의 핵심적인 작동 원리인 참여 주체들 간의 수평적 네트워크는 참여자들이 보유한 자원(정보, 재원, 권력 등)의 차이로 인해 계층화 할 가능성이 높고, 참여 주체들 간의 상호 호혜적 관계 역시 권력의 속성과 이익 확보에 대한 욕구로 인해 상호 대립적인 관계로 변질될 수 있다.
신거버넌스는 최소한의 사회자본과 능동적인 공공기업가 정신을 갖춘 성숙한 시민사회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데, 이러한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사회에서는 신거버넌스에 의한 사회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합의와 협약에 의한 문제 해결 방식은 소규모 사회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대규모 사회에서는 현실적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거버넌스의 이 같은 한계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상반된 견해가 있다. 한 가지의 견해는 현실적합성의 차원에서 신거버넌스도 전통적인 사회적 조정기제가 지닌 문제점과 유사한 한계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부의 역할과 권한이 여전히 강화되어야 한다는 국가중심적 시각이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신거버넌스의 전제로 제시되는 사회자본의 축적과 시민사회의 성숙을 통해, 새로운 거버넌스가 정착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NGO중심적 시각이 존재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볼 때 NGO를 통해 이러한 과제를 보완하자는 것이다.
중도적인 견해로서는 현실에 존재하는 거버넌스는 다양한 유형과 수준의 혼합체일 수밖에 없고, 시장·계층제·신거버넌스 등 어떤 종류의 사회적 조정기제도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공공관리를 위해서는 관료제적 거버넌스와 신공공관리론 등이 복합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래 신거버넌스가 시장이나 계층제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에는 요원할 것이며, 중도적 시각이 현실타당성과 문제 해결의 수준이 높은 것은 명백하다. 현재로서는 우리 사회에 전통적으로 팽배한 국가중심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 신거버넌스의 논리와 처방이 더 확대되어야 하고 신뢰를 쌓는 사회자본의 확충이 필요하다.
거버넌스의 주체별 이론모형은 거버넌스의 실행주체인 국가, 시장(기업), NGO(시민사회) 가운데 어느 것을 중심으로 이해하느냐에 따라 거버넌스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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